2009년 05월 26일
소립자, 미셸 우엘벡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잠을 청했다가 이런 저런 생각에 일어나 몇 자 적어본다. 이 소설을 읽고 난 다음에 최초로 생기는 감정은 작가에게 조롱 당했다는 모멸감. 그리고 뒤이은 분노. 시간을 허투루 낭비했다는 허탈감.
'맛의 달인'에 흔히 나오는 에피소드 유형이 있다. 부모가 반대하는 결혼으로 고민하는 남녀, 오해로 불거진 오랜 친구 사이의 싸움, 정리해고를 당해 자신감을 잃은 남편, 식자재 파는 상인과 식당 주인과의 의견차이로 인한 다툼 등 모든 갈등과 오해와 반목이 좋은 재료와 훌륭한 솜씨, 정성을 다한 태도로 만들어진 맛있는 음식으로 해결된다는 내용. 처음에는 맛있는 음식 이야기에 헤벌레 하다가도 계속해서 되풀이되는 똑같은 결말을 보다 보면 저절로 그런 생각이 들게 된다. 아무리 맛있어도 그렇지, 음식 한 접시에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는 게 말이나 되는 얘기인가. 안이한 것도 정도가 있지.
이 책 '소립자'도 마찬가지이다. 책의 90% 가까이 사람들이 욕망을 쫓는 이야기를 늘어놓고 욕망이 모든 고통의 원인이라고 나불대더니, 마지막에 그 해결책이 유전자 연구를 통한 인류 개발 계획이란다. 서구의 개인주의와 물질문명이 갈 데까지 가고 쾌락만을 쫓는 사이에 인간성이 사멸하고 종교와 윤리와 도덕이 무너지고 인간을 구원할 수 있는 건 사랑 뿐이지만 그것도 죽으면 끝이고 어쩌고 산만하게 떠들더니 결론이 그거래. 책 절반 이상 읽었을 때까지도 뭔 소릴 하고 싶은지 모르겠더니 마지막에는 뒤통수까지 때리는구나. 그래, 아예 DNA 종자개량을 해서 다들 아메바처럼 무성생식하며 평화와 무위와 해탈을 떠들고 다니는 상황이면 모를까, 현생 인류에게는 희망이 없다 그거지. 아니면, 마지막 부분은 그냥 멋있어보이려고걍 해본 말이고, 정말 하고 싶은 얘기는 그 전까지였다고 치자. 그 얘기들은 이미 쇼펜하우어, 사르트르 기타 등등에 의해 단물이 빠질대로 빠진 소재 아니던가. 출간 당시에는 입소문 좀 탔던 모양인데, 그래, 잠시 반짝 인기는 있었나보군. 이래서 나가사와 센빠이가 죽어서 30년이 안된 작가의 글은 손을 안대는 원칙을 가지고 있었던 거지.
읽고나서 엄청 욕 나오긴 했는데, 소설 자체는 나름 잘 썼다. 글발도 있고 구성도 좋고 자칫 지루할 수도 있을텐데 긴장감을 잘 유지하면서 흥미도 있고. 근데 아냐. 텃어.
'맛의 달인'에 흔히 나오는 에피소드 유형이 있다. 부모가 반대하는 결혼으로 고민하는 남녀, 오해로 불거진 오랜 친구 사이의 싸움, 정리해고를 당해 자신감을 잃은 남편, 식자재 파는 상인과 식당 주인과의 의견차이로 인한 다툼 등 모든 갈등과 오해와 반목이 좋은 재료와 훌륭한 솜씨, 정성을 다한 태도로 만들어진 맛있는 음식으로 해결된다는 내용. 처음에는 맛있는 음식 이야기에 헤벌레 하다가도 계속해서 되풀이되는 똑같은 결말을 보다 보면 저절로 그런 생각이 들게 된다. 아무리 맛있어도 그렇지, 음식 한 접시에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는 게 말이나 되는 얘기인가. 안이한 것도 정도가 있지.
이 책 '소립자'도 마찬가지이다. 책의 90% 가까이 사람들이 욕망을 쫓는 이야기를 늘어놓고 욕망이 모든 고통의 원인이라고 나불대더니, 마지막에 그 해결책이 유전자 연구를 통한 인류 개발 계획이란다. 서구의 개인주의와 물질문명이 갈 데까지 가고 쾌락만을 쫓는 사이에 인간성이 사멸하고 종교와 윤리와 도덕이 무너지고 인간을 구원할 수 있는 건 사랑 뿐이지만 그것도 죽으면 끝이고 어쩌고 산만하게 떠들더니 결론이 그거래. 책 절반 이상 읽었을 때까지도 뭔 소릴 하고 싶은지 모르겠더니 마지막에는 뒤통수까지 때리는구나. 그래, 아예 DNA 종자개량을 해서 다들 아메바처럼 무성생식하며 평화와 무위와 해탈을 떠들고 다니는 상황이면 모를까, 현생 인류에게는 희망이 없다 그거지. 아니면, 마지막 부분은 그냥 멋있어보이려고걍 해본 말이고, 정말 하고 싶은 얘기는 그 전까지였다고 치자. 그 얘기들은 이미 쇼펜하우어, 사르트르 기타 등등에 의해 단물이 빠질대로 빠진 소재 아니던가. 출간 당시에는 입소문 좀 탔던 모양인데, 그래, 잠시 반짝 인기는 있었나보군. 이래서 나가사와 센빠이가 죽어서 30년이 안된 작가의 글은 손을 안대는 원칙을 가지고 있었던 거지.
읽고나서 엄청 욕 나오긴 했는데, 소설 자체는 나름 잘 썼다. 글발도 있고 구성도 좋고 자칫 지루할 수도 있을텐데 긴장감을 잘 유지하면서 흥미도 있고. 근데 아냐. 텃어.
# by | 2009/05/26 02:39 | 드라마영화책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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